강하진
도서관의 천사 라는 말이 있다.
미로같은 책꽂이와 수만권의 책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책 앞으로 데려다 준다는 천사..
그날은 도서관에서 천사를 만난 날이었다.
평소에 읽고 싶어서 리스트에 적어만 둔지 6개월 만에
정말 우연히 발견한책.
<그래도 그림 그리는 이유를 말하라>
솔직히 강하진 작가는 처음 알았고, 그림도 내 취향은 아니다.
전공자인 나도 모르는 작가이니
소위 뜬 작가도 아니고, 작가 자신이 그런 것에 초탈한듯 보였다.
세속적으로 본다면 무명화가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43년 생인 화가는 2006년 첫 그림을 판매했다.)
환갑이 넘도록 팔리지 않는 작업에 신념을 가지고 평생매진 해온 정신력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월이다.
나는 느낄수 없는 괴로움과 희망이다..
나한테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시간이다.
책 내용은 짧은 문장들로 구성된 작가노트형식이다.
좋은 글을 옮겨 본다.
작품은 결국 그 작가의 예술에 대한 철한적 사유의 일관된 흔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일관성이란 말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성을 말함이고
철학적이란 말은 지엽말단적인 재주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힘있는 그림-가장 큰 힘은 은유적인 부드러움이다.
바보 같은 그림이 아니라 예민한 감성이 내재한 밀도 있는 그런 그림이 힘있는 그림이다.
거창한 소통의미를 내세운 시장경제 논리,
수요자의 입맛에 따라 결정되는 작품의 가치,
결국 그림은 수공예 상품일 뿐이고 화랑은 유행상품 진열장이고
미술관은 재고품 보관소라는 것.
작품의 정신적 가치,이념 따위는 한갓 수사에 불과하고 짝퉁이면 어때,
어차피 작가는 튀는 유행상품을 만들어 시장판에서 한판 벌이면 되는 것을
참으로 명쾌하고 현실에 맞는 설명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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